나가수, 김건모 사태에 대한 뒷북 2013/03/12 14:51 by 송아

오디션 프로를 안 좋아하는 이유

예전에 이거에 관해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글로 남겨놓지 않았었다. 히요님 글 보고 떠오른 김에 생각을 정리해 놓기로(완전 뒷북이지만;ㅋ)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별로 안 좋아한다. 노래 듣는 것을 많이 즐기지 않기도 하지만 한명씩 탈락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게 너무 괴롭다. 예전에 슈스케 좋아하는 남자친구에 의해 강제로 슈스케를 관람할때에 누가 떨어질까 조마조마한데 김성주씨가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하면 정말 멱살을 잡고 싶은 심정이 들었..-_-; 초반부에는 그나마 확실히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 있지만 탑4정도 되면 도대체 이게 의미가 있는 승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음악색이 다르고 비교 불가능한 것 같은데 반드시 한팀은 떨어져야 하는 이상한 상황. 특히 나가수는 도저히 이해 불가였다. 박정현이랑 빅마마의 노래에 점수를 매겨 비교를 하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고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런 나에겐 오디션 프로그램이 엄청나게 인기있는 현상이 신기했다. 그냥 안보면 그만이니 관심 끄고 살다가, 어느날 김건모의 탈락과 관련해서 네티즌이 반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 드디어 이 말도 안되는 경쟁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가 인식된건가, 란 생각에 자세히 살펴보니 내 생각과 완전 반대. 김건모가 투표로 탈락함->탈락을 안 시키고 재기회를 줌->왜 재기회를 주냐고 네티즌 반발.. 헐...

나는 사람들이 나가수에 열광한 이유가 좋은 가수들의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여서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도입된 승부 시스템은 그냥 약간의 감칠맛을 위해서라고. 그런 취지라면 김건모에게 재기회를 줘서 우리가 그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김건모가 투표에서 한번 꼴찌를 했지만 그의 노래가 훌륭하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탈락했으면 끝이지 뭔 재기회냐'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보며, 아 이들에겐 승부 시스템이 이 프로그램에서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재기회란 것에 굉장히 인색하구나, 란 생각에..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재기회"를 받는 일이 잘 없어서인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수능 문제 하나 차이로 대학이 갈리면 그 실수에 대한 재기회를 받으려면 긴 시간과 댓가가 필요하고, 처음 입사한 회사가 안좋은 곳이면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고, 일을 몇년 쉬었다가 재취업 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같은 일이고.. 경쟁에서 밀리는 순간 도태되는 우리 사회에서 김건모가 재기회를 받는 것이 달갑지 않게 보일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가 당했던 경쟁 시스템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를 제쳐두고라도. 

덧글

  • 글쎄요 2013/05/12 02:10 # 삭제 답글

    그렇게만 생각할수있는 문제였을까요

    애초에 그런 대단한 가수들이 필사적으로 좋은무대를 만들수있는 동기부여가

    경쟁 시스템이었던거구요 1회에서 김건모가 말했듯이 가수각자가 필사적으로

    노래불렀죠. 번복한다는건 애초 제작의도에도 엇나가는것이고요

    그리고 다른한가지 일반시민들이 그것을 결정하게한다는것

    그결과가 출연자들 맘에안든다고 마음대로 바꿨다는점 그게

    바로 논란이 거세진 가장큰이유죠.

    단순히 경쟁을 진지하게 받아들인것보다 시청자들의 일부지만

    시청자들이 결정하도록 약속한 방송에서 출연자들 맘에안든다고 뒤엎은것

    그것이 문젠건데요

    그게 단순히 님이말한 재도전에 인색한것이랑은 전혀 다른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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